광화문에서 길을 헤매다2

그러나 나의 광화문 방황은 여기서 끝난게 아니다
두 시간여를 교보문고에서 보내고
지난번에 이야기한 그 맛없는 분식점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지금 바로 집으로 돌아가기엔
여기까지 온게 너무 아깝다는 생각에 저녁까지 뭘 해야할지를 고민했다

근데 난 그날 교보문고에서
책은 한권도 안사고
핫트랙스 음반 매장에서
두장의 카세트테이프를 사들고 왔다..ㅋㅋ
아마 책은 어디서나 구할 수 있지만
음반은 지방에선 더 구하기 힘들다는 나름의 합리화였던듯
하나는 허비행콕의 신보 'new standard'였고,
나머지 하나는 리오스카의 베스트 앨범.
이것이 나의 광화문 교보에서의 첫 구매였고,
아마 그 후로부터 지금까지
핫트랙스 매출에 일조한 숱한 음반 구매의 시작이었다.

내 기억엔 아마 교보문고 안에서 챙겨든
이런저런 안내 전단지 안에서 본 듯하다
삼성플라자에서 매그넘이라는 사진작가단체가
유명 영화배우와 영화 촬영 현장을 찍은 사진전이 있다는
홍보 문구에는 영화속과 같은 연출된 모습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담겨 있다는
뭐 그런 표현도 있었던 듯 하다

매그넘이 누군지, 뭐하는 곳인지는 전혀 몰랐다.
단지 유명 영화배우들이 피사체였고,
그 안에 제임스 딘, 오드리헵법, 잉그리드 버그만 등이
나온다는게 영화를 좋아하는 나의 관심을 끈 이유였다.
 
이 전시를 보고 가야한다는 새로운 미션을 스스로에게 부여하고
다시금 삼성플라자 위치 파악에 들어갔다.
안내 전단지에 나온 지도를 보니 광화문 사거리에서 덕수궁을 지나면
삼성본관이 있고 그 안에 전시장이 있었다.
그냥 쭈욱 걸어가면 되는 상당히 쉬운 길 찾기였다.
그러나 광화문의 넓은 도로에 조금은 소심해진 고등학생은
덕수궁이라는 포인트에 괜히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도로폭이 이 정도인 곳에서 지도엔 작게 나왔지만
그래도 조선시대 왕궁인데 꽤 넓지 않을까 하는 부담감에
이 앞을 가로질러 간다는건 시간이 많이 걸릴거라 예상하였다.
'현재 시간이 오후 3시쯤이니 4시까지는 가야
여유있게 전시를 볼 수 있을거야'라며
다른 루트를 고민해보니 빌딩 사이를 가로질러
남대문이 있는 곳을 찾아가면 길 건너 편이 삼성본관이었다.

그래도 남대문은 사진이라도 많이 본 곳이라
쉽게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과 덕수궁은 그 규모에 따라
위험부담이 크다는 생각에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동선으로 삼성플라자를 향해 출발~

종로 1가에서 을지로와 롯데백화점을 지나
한국은행을 살짝 구경하고 남대문에 도착
길 건너편에는 삼성본관도 보이고
시간은 좀 걸렸지만 도착시간도 예상시간이 4시쯤이었고,
헤매지 않고 한번에 쭈욱 걸어왔다고 엄청 뿌듯해하며
거금 3000원 정도를 내고 전시를 보러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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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prilnote

2008/07/19 09:26 2008/07/19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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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 길을 헤매다1

때는 90년대의 어느날
아직 5호선 광화문 지하철 역이 개통되기 전이었다

부모님 손잡고 몇번 와보긴 했지만
생전 처음 혼자 서울에 올라온 고등학교 2학년 학생
겨울방학을 맞이하여
교보문고를 가보겠다며 종각역에서 내려
한시간을 헤매고 다녔지만
교보문고는 도대체 어디있는건지
왜 길 알려주는 사람들은 전부 다른 방향을 알려주는지
(나중에 생각해보면 종각역 기준으로 무교동의 빌딩들 사이를
 뒤지고 다닌듯 하다)

사실 왜 교보문고를 그토록 가보고 싶어했는지도 의문이다
그냥 당시 한국에서 젤 크다니까 한번 쯤
가보고 싶었나보다

자포자기로 여기도 크다니까
교보문고 찾기를 포기하고
종각역 근처의 영풍문고로 들어가려는 순간
영풍문고 출구 근처 거리 안내 지도에서 찾은 교보빌딩 표시
다시 마음을 다잡고 혹시나 하며 그곳으로...

결국 교보문고 찾기에 성공했지만
사실 그날 기억에 남는건
교보문고 자체라기보다는 얼떨결에 구경하게 된
메이저리그에서 시즌 첫 5승을 올렸던 박찬호 선수 출판 기념 사인회와
광화문 사거리의 이순신 장군 동상.
그리고 점심나절 한 시간여를 헤매며 느낀 차가운 서울의 공기
교보문고 정문 바로 옆 사진 현상소 옆에 있던
정말 맛없는 분식집..
대학 입학 후 숱하게 교보문고를 찾아갔지만
그 앞을 지나갈 때마다 정말 맛없는 곳이라고 상기하던 그 곳 정도
 (생각보다 오랜기간 안 망하고 버티더라)

무엇보다 시골 촌 아이 눈에 비친 이순신 장군 동상은
마치 파리의 에펠탑,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직접 본 것 처럼
상상이미지의 현실화였다.
TV 애국가에 나오던 그 모습이 내 눈앞에 있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촌스럽긴..ㅋㅋ)
교보빌딩 앞에서 한 5분은 가만히 서서
이순신 장군과 광화문, 그리고 그 넓다란 길을 보며
꽤나 좋아하며 있었다.
그렇지만, 그 때 받은 감동 이상의 흥분감은
그 후로 온 유럽을 떠돌아 다니며 보았던
그 어떤 랜드마크나 문화재에서 느끼지 못한 듯 하니
정말 그날은 무언가 찾았다는 포만감이
온 몸을 찌릿찌릿하게 흔들어 놓은게 아닐까?

아님 유럽에서는 지도 들고 바로바로 찾아 다녀서
감동이 적었던 것일지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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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prilnote

2008/07/12 17:52 2008/07/12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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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이라..

팔자에도 절대 없으리라 생각했던
단체 패키지 해외 관광을 간다..
2박3일동안 운송수단에 실려가는 시간만 24시간은 넘을 듯 하다..
먹고 자는 시간빼면 남는 시간이 별로 없다..
그야말로 천지를 배경으로 단체사진 한컷 찍으러 가는 여행이다.

수학여행과 예비군 훈련을 섞어놓은 듯한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교장선생님, 담임선생님 역할도 있으니
난 딴 짓하는 학생 정도의 역할로..
그래도 소심해서 밤에 몰래 숙소 이탈은 못하는 정도의...--;

천지가 제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걸로 만족하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
그냥 조그만 필카하나 들고 갈까했는데
그래도 혹시 하는 마음에 천지 사진이 욕심나서 잔뜩 챙겨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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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prilnote

2008/06/25 20:47 2008/06/25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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