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 길을 헤메다3
- Posted at 2008/07/27 13:00
- Filed under 樂(놀거리)/觀(볼거리)
갑자기, 도대체, 왜 이 녀석이
'언제인지도 모를 시절 광화문을 헤맨 이야기를 하는건지
무엇보다 별로 재미도 없고, 관심도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건지'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다.
광화문을 헤맨 그 때는
지금 이 곳에서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나를 알기 전이다.
그들과 내 삶에 한점의 교차점도 없었던
아마 지나가는 길에서도 스쳐 지난적 없었던 때이다
그야말로 서로가 아무 상관없던 시절
그냥 매그넘 포토의 한국 전시회 사진을 보고
사진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들 사진과 나와의 인연을
연결하다보니
문득 생각난 그 때의 짧지만 즐거웠던 하루가 기억이 난 것뿐이다.
아마 내가 사진으로 유명해졌다면(?)
또는 유명해 진다면, 아님 사진으로 밥벌어먹는 수준이 되었다면
이 날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다고 할 수 있는
내 인생의 새로운 점하나 찍어준 그런 날이 되었을 날에 대해서.
그리고 유독 광화문 사거리를 좋아하는
나의 집착에 대한 약간의 설명?
그날 전시장 안에는 의외로 관람객은 굉장히 적었다.
전시를 보는 내내 전체 관람객이 10명이 안되었던듯..
보도 사진이라는 매그넘의 본질과는 조금 떨어져 있는
유명 영화배우, 감독들이 나온 사진이었지만
그 안에서도 어떤 연출이나 의도성이 담긴 것이 아닌
전시 홍보 문구처럼 그들의 자연스런 모습들을
정말 편안하게 담고 있었다
사진이라면 그 안에 쭈욱 늘어서서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밝은 미소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오고, 그런 사진만 찍어오고, 본 나로서는
온전히 관찰자의 시선으로
서로가 카메라에 대한 의식이 없는 그런 사진들이 처음이었고,
사진 잘 찍는 사람들이 찍은 사진은
'이런 것이구나' 라는걸 처음 느낀 순간이었다
(하긴 사진전이라는걸 태어나서 처음 본 것이니..)
벽에 큼지막하게 걸린 사진을 멍하니 보고 있어도
너무 좋았다는 기억밖에
초점, 구도, 노출
이런거 하나도 모르던 시절이었지만
사진보며 멋지다라고 느낄 수 있었던 건
누구나 지니고 있는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이라는게
저절로 작동한게 아닐까..
내가 좋아하는 영화배우들의 사진을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들어간 전시장이지만
그들도 사진 속의 한명의 피사체에 불과한 모습이었고,
전시를 보는 내내 나 역시 사진 자체의 매력에 더 끌려가고 있었다.
카메라를 전혀 응시하지 않은 오드리헵번의 표정이 더 멋지고
제임스딘의 무심코 치켜뜬 눈이 그의 진정한 표정이라는걸 찾아내는 재미.
그렇게 은연 중 내 머리 속을 채운 사진들은
여전히 어느 구석에 남은 채
가끔씩 스물스물 나의 시신경과 뇌를 자극해 주는 것일지도
조금은 다른 주제이지만
매그넘 멤버들이 찍은
또 다른 한국의 모습들...
잘 찍은 사진, 멋진 사진
이런 걸 찾기보다는
사진 속 관찰자의 시선을 찾는게 더 즐겁지 않을까
Posted by april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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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 매그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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