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april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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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어느 팀 경기를 보느냐가 중요한 문제였는데
여행의 일정으로나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한 경기 이상을 보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또한, 티켓을 구하는 것은 나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닌 것이다.)
98년 월드컵 이후 베르캄프와 앙리를 좋아했기에 줄곧 아스날을 나의 첫번째 팀으로 생각하여 왔다.
축구 게임을 해도 늘 아스날을 선택했고, 언젠가는 하이버리에 가서 그들의 경기를 보리라는 생각도 하였다..
앙리의 절정에 이른 골감각과 신명나는 드리블을 언젠가는 직접 보고 싶었다..
04-05시즌이었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하이버리에서 3-1로 아스날을 이겼을 때,
아마도 수비수인 존 오셔가 교체 멤버로 나와서 골을 넣었던 경기로 기억하는데
그 땐 정말 아스날의 패배를 슬퍼하며 경기를 봤다....
호날도 드리블 정말 잘하는구나 그러면서 베컴의 공백은 충분히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그래도 그 때까지는 여전히 아스날의 팬이었다..^^
그러나 박지성이 맨유로 이적을 하면서 그 모든 기쁨과 슬픔, 그리고 맨유에 대한
애증도 다 과거의 흔적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긴 시간 열성(?)팬이었던 아스날을 뒤로 하고 유유히 맨유의 팬이 되어 버렸다...
영국 사람이라면 절대 가능하지 않았을 배신 행위를 한 것이다..
그건 베컴도, 긱스도, 루니도 아닌 박지성이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런던에 유학 중인 선배의 주소로 배송지를 입력하고
선배를 비롯하여 5장의 티켓을 구매 신청하였지만,
런던에서 유학 중인 자기들 누구도 해보지 않은 걸 한국에서 한다며
선배를 비롯한 그의 친구들도도 티켓 구매에 그다지 희망을 가지지 않는 분위기였다.
선착순 구매도 아니기에 과연 구할 수 있을까 하는 두근거림으로
챔피언스 리그 조별 경기인 Lille과의 경기 티켓을 구매 신청하였다.
추첨 결과가 언제쯤 나오고 당첨(!)이 된다면 그 날짜로
카드 결재가 이루어 진다는 친절한 메시지와 함께
티켓을 구하기 위한 나의 노력은 이쯤에서 마무리가 되었다.
뭐 그냥 기다리는 것 밖에는 달리 할 수 있는게 없다.
티켓을 구해서 경기를 보러 가게 된다면, 모든 여행 일정이 변경되고
아마도 스코틀랜드 북단에서 맨체스터까지 경기를 보러 와야 했지만
그건 이미 중요한 게 아니었다.
이미 내 여행 계획엔 10월 18일 맨체스터 방문 일정이 잡혀 있었다..ㅋㅋ

Posted by aprilnote
심호흡 한번 길게 하고 지하철 출구를 통해 올라선 지상의 첫 풍경은
내 머릿속에 가득했던 런던의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셜록 홈즈에서부터 세익스피어를 거쳐 찰스 디킨스, 오스카 와일드, 브론테 자매 등
현대 작가들의 글을 읽으면서
늘 안개 가득하고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음침한 느낌의 영국만을 생각해서인가...
구름 한점 없는 파란하늘과 눈이 부실 정도의 하늘은 어색할 정도다..
영락없는 한국의 가을 하늘이지만 빨간색 2층 버스만이 내 옆을 지나가며
런던에 온 걸 실감나게 해주는 듯 하다.
여행지에 도착하면 일단 숙소에 가방을 놓고 나오는게 당연한 순서이다..
그러나 여행의 시작날엔 1시간이나 허비하며
숙소에 다시 갔다 오는 시간마저 아깝게 느껴진다..
(아드레날린의 과다 분비로 제 정신이 아닌거죠..--;;)
런던에 오면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은 넓디 넒은 공원과 웨스트민스터 사원, 내셔널 갤러리...
그리고 피카디리 서커스의 버진 메가 스토어, 하이버리 구장, 애비로드...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가면서 저녁먹기 전까지 숙소에 가야하니
대충 동선을 이렇게 잡으면 되겠구나하면서...
결정한 오늘의 목적지는 버킹엄궁과 웨스트민스터 사원!
런던가는 비행기 안에서 이미 첫번째 목적지는 웨스트민스터였다.
나의 옛 친구들이 묻혀 있는 웨스트민스터에 가서
내가 런던에 왔다고 인사는 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근처에 버킹엄궁이 있었고,
그렇게 지나가면 빅벤과 런던아이도 슬쩍 보고 갈 수 있었던 경로였기에.
보기도 전에 이미 마음은 뿌듯해져 있다...ㅎㅎ
새로운 곳에 오면 가장 먼저 그곳의 지도를 구할 것!
이건 국내외를 불문하고 내 여행의 철칙이었다.
일단 지도 한장 구하면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길 잃어서 시간을 허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뻔뻔함을 지닐 수 있게 된다.
(내 머릿 속 네비게이션을 너무 과신하는 경향이...)



Posted by aprilnote
처음으로 나와 접촉한 유럽의 낯선 땅, 런던! 나의 여행에 있어 첫 여행지에서의 기대감과 의욕, 그리고 체력은 마지막 여행지에서의 그것보다 딱 두배의 활동량을 보여주는 듯 하다. 여행내내 런던에서의 첫날을 종종 떠올리며 그 때의 마음과 의욕을 되돌려 보려 노력하였지만 절대 그렇게 되지 않았다. (우선 몸이 말을 듣지 않더군요...--;) 첫날엔 비행기에서 잠도 별로 안 잤음에도 불구하고 앞 뒤로 둘러맨 배낭 정도야 하는 의욕과 힘이 넘친다... 이른 아침 입국 수속에서의 묘한 긴장감을 뒤로 하고 (4주 정도 있을 거라고 하니 왜 이리 궁금한게 많으신지...) 내 마음 속에서 종소리가 '땡!'하고 울리며, 여행의 1라운드가 시작되었음을 나에게 알려 주었다. 처음엔 텅 비어 있던 지하철 의자들이 시내 중심가로 가까워지면서 하나, 둘 차기 시작한다.. 여기나 한국이나 출근 시간대의 지하철 풍경은 그리 다르지 않구나.. 내 앞에 앉은 저 아저씨는 또 하나의 동양인 여행객이 런던에 놀러온 모습을 보며 하루를 시작했다고 기억이나 할까? 출근 지하철에서 만난 그들에게는 매일 매일 지나치는 시간과 공간 속에 그냥 내가 잠시 단역으로 출연하고 간 것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는 그 단역이 몇번 더 출연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조연으로 출연한 이들의 인생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지나가는 행인2, 또는 동양인 여행객3 이상의 역할을 따내기는 어렵다.. 여행지의 하루와 내가 늘상 해오던 평범한 일상 속의 하루는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내 주변의 풍경과 들려오는 언어들이 변화되고 한국에서는 쉽게 해오던 일들이 조금 어렵게 느껴진다. 지하철 타기, 버스 타기, 심지어는 횡단보도 건너기와 같은 그냥 매일 반복적으로, 습관적으로 행하는 행동들이 여행지에서는 조금 더 극적으로 느껴지는 것 뿐이다. 여행지에서는 눈 뜨고 있는 시간 동안 줄곧 선택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하루를 보내게 된다. 한국에서도 늘 '오늘 점심은 뭐 먹지', 친구들 만나면 '뭐 먹으러 갈까?' 하는 고민에 빠지긴 하지만 지금은 최소 5가지는 더 조건 항목들이 추가되어 하루 끼니를 때우기 위한 문제를 해결하는 알고리즘을 진행하게 된다. 머릿속에 가득찬 '만약'이라는 문구들과 이 모든 고민을 여행의 묘미라 치환해 버리며 솟구치는 불안감과 짜증을 진정시키려 노력하지만 어디 물어볼 사람도 없는 이곳에서는 슬쩍 슬쩍 주변 눈치 살피면서 그냥 묵묵히 여행 책자와 지도만 뒤적일 뿐이다.
당장 오늘 일정은 어떻게 할까하는 고민만으로도 '역시 집나가면 고생이야' 라는 명언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그래도 내 두발이 지금 한국이 아닌 다른 곳의 땅과 맞닿아 서 있다는 기분이 이 모든걸 즐겁게 해주는게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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