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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12 지오바니 미라바시 by aprilnote (2)

지오바니 미라바시

지난주 목요일에 예술의 전당에서
지오바니 미라바시 트리오의 공연이 있었다.
유럽과 일본 등지에서 요즘 한창 잘 나가는 피아노 트리오인데다
솔로 첫 앨범인 AVANTI 때 부터 줄곧 마음에 들어했던
연주자이기에 공연일정이 잡혔을 때부터
줄곧 '가야지, 가야해, 가고 싶은데' 등으로
마음속에 되뇌이던 중이었다.
그러나 공연이 평일 저녁이었기 때문에
어떤 돌발상황이 내 앞을 가로막을지도 모르는 일이라
쉽사리 티켓을 예매하지도 못하는 상황.

국내에도 꽤 팬이 있는 연주자이긴 했지만
그래도 평일공연이고, 팻메스니그룹을 제외하고는 한국에서 아직까지
표 못구해서 못 본 재즈 공연은 없었기에
굳이 예매하기보다는 당일날 보러 가는게
여러모로 정신건강에 이로울 듯 싶었다.

아침에 싸인이나 받아야지 하면서 주섬주섬 시디를 몇장 챙기면서
'저녁 8시 공연인데 볼 수 있을거야, 회사에서 멀지도 않고'라며 출근.
오후만 해도 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저녁 7시엔 제 시간에 갈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결국 클라이언트의 자료 수정 요구에 발목잡혀
일을 마무리한게 저녁 9시..--;

작년 자라섬 에 왔을 때도 못봤고
이렇게 그냥 집에 가면 이유없는 짜증을 감당하기 힘들듯 하여
공연 중간에라도 들어갈 생각으로 예술의 전당 로비에 도착하니
LCD TV를 통해 한창 연주 중인 지오바니 미라바시의 손가락이 보인다.
학생 시절이었으면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돈 안내고 공연장에 들어가기를 시도했을테지만
로비에 앉아 '뭐 연주야 사실 시디가 더 듣기 좋잖아,
어차피 1층 맨 뒤에서 연주하는 형체를 보는 것보다
TV를 통해 보는 모습도 나쁘지 않네'라고 위안하며
공연장 내부 진입은 시작도 안하고 포기..
무언가를 놓고 흥정을 하고, 거짓미소를 보이며 부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제는 피곤하고, 귀찮은가 보다...

앵콜곡이 시작될 무렵 로비에선 스탭들이 사인회 준비를...ㅎㅎ
그 사이로 들리는 올드보이의 미도 테마인 last waltz..
역시 준비 많이 하셨군요..ㅎㅎ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공연 중간에 오리지날 발라드 버전으로 연주하시더니
마지막 앵콜로 또 나오네....
스윙버전으로 편곡하여 들려주며 공연이 끝나고...
일본에서의 인기가 키스쟈렛 트리오만큼 한다는게
부풀려진 건 아닌듯..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공연 끝나고 사인회할 때, 다른 분이 들고 있는 프로그램을
슬쩍 보니 1부는 예전 앨범에서
2부는 이번에 찾아온 트리오의 최신 앨범 곡 중심으로 짜여졌더라는..
1부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들이 전부 있었는데
로비에 도착해서 곡을 듣기 시작한게 2부 첫곡이었다니..흐흑

사실 지오바니 미라바시의 솔로나 트리오의 연주, 편곡은
탑클라스의 뮤지션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지만
오리지날 자작곡보다는 기존의 유명곡이나 특정 곡이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는 건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아직까지 스탠더드 곡들에 대한 자기 나름의 해석을 보여주는 연주도
조금은 부족한듯 하고..
유럽쪽 연주자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브래드 멜다우처럼 좀 더 스탠더드에 대한
집착을 보여주었으면 하는게 개인적인 바람이다..
어찌되었든 이 둘이 대중성과 작품성, 외모(?)를 함께 생각했을 때
포스트 키스쟈렛에 가장 가까운 인물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름 철자가 워낙 길기에 싸인이 독특합니다..
동그라미 몇번 그린듯 하지만 GIO를 형상화한 듯
그래도 모든 싸인에 딱 동그라미 4개만 그립니다...
예전에 Pat martino는 자기 이름 스펠을 전부 붙여서 써주던데
그만큼 하나 해주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연세 지긋하신 분이
열심히 싸인해주시니 황송하기까지 했었다는
아마도 지금까지 받은 사인중에서 가장 정성스러운 싸인일 것입니다.

잘 생긴 외모 덕에 여성 팬 확보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고 있는 분이라
키는 생각보다 작았지만, 역시나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좋다....
작은 목소리로 찬찬히 이야기하는게 분위기도 있으시고
친절하기까지.....~

항상 미라바시의 솔로 연주를 들으면 왼손이 단지 리듬 전개나 컴핑을 위한게 아닌
어느 정도 오른손과 동등한 역할을 해주고,
타건이 강하면서도 한편으로 강약 조절이 섬세한 왼손이라 생각했는데
사인할 때 보니, 왼손잡이더라는...
그의 음악이 나에게 전하는 계절이 밝은 봄날보다는
초겨울 낙엽진 이후인 것도 그의 왼손 덕이다..

한국보다는 왼손잡이가 훨씬 많은 유럽이겠지만,
아무래도 피아노곡이라는게 멜로디의 중심인 오른손의 비중이 높다보니,
우편향되기 쉽고, 그래도 왼손잡이들이 왼손 연주에서
좀 더 다양함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니 그럼 우뇌도 더 발달하셨겠군...ㅋ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음번 공연은 솔로든 트리오든
꼭 처음부터 공연장 안에서 봐야지..
다음 앨범이 나올 때 쯤에
다시 내한 공연을 해주겠지..
여러 차례의 내한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번도 공연을 못 본
트리오 토이킷에 이어
또 다른 징크스가 되는건 아닌지..--;

올초부터 보려던 2개의 공연을
하나는 놓치고
하나는 싸인만 받고..
올해도 공연보러 다니기
쉽지 않을듯..



 

Posted by aprilnote

2008/04/12 01:12 2008/04/12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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