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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12 광화문에서 길을 헤매다1 by aprilnote

광화문에서 길을 헤매다1

때는 90년대의 어느날
아직 5호선 광화문 지하철 역이 개통되기 전이었다

부모님 손잡고 몇번 와보긴 했지만
생전 처음 혼자 서울에 올라온 고등학교 2학년 학생
겨울방학을 맞이하여
교보문고를 가보겠다며 종각역에서 내려
한시간을 헤매고 다녔지만
교보문고는 도대체 어디있는건지
왜 길 알려주는 사람들은 전부 다른 방향을 알려주는지
(나중에 생각해보면 종각역 기준으로 무교동의 빌딩들 사이를
 뒤지고 다닌듯 하다)

사실 왜 교보문고를 그토록 가보고 싶어했는지도 의문이다
그냥 당시 한국에서 젤 크다니까 한번 쯤
가보고 싶었나보다

자포자기로 여기도 크다니까
교보문고 찾기를 포기하고
종각역 근처의 영풍문고로 들어가려는 순간
영풍문고 출구 근처 거리 안내 지도에서 찾은 교보빌딩 표시
다시 마음을 다잡고 혹시나 하며 그곳으로...

결국 교보문고 찾기에 성공했지만
사실 그날 기억에 남는건
교보문고 자체라기보다는 얼떨결에 구경하게 된
메이저리그에서 시즌 첫 5승을 올렸던 박찬호 선수 출판 기념 사인회와
광화문 사거리의 이순신 장군 동상.
그리고 점심나절 한 시간여를 헤매며 느낀 차가운 서울의 공기
교보문고 정문 바로 옆 사진 현상소 옆에 있던
정말 맛없는 분식집..
대학 입학 후 숱하게 교보문고를 찾아갔지만
그 앞을 지나갈 때마다 정말 맛없는 곳이라고 상기하던 그 곳 정도
 (생각보다 오랜기간 안 망하고 버티더라)

무엇보다 시골 촌 아이 눈에 비친 이순신 장군 동상은
마치 파리의 에펠탑,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직접 본 것 처럼
상상이미지의 현실화였다.
TV 애국가에 나오던 그 모습이 내 눈앞에 있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촌스럽긴..ㅋㅋ)
교보빌딩 앞에서 한 5분은 가만히 서서
이순신 장군과 광화문, 그리고 그 넓다란 길을 보며
꽤나 좋아하며 있었다.
그렇지만, 그 때 받은 감동 이상의 흥분감은
그 후로 온 유럽을 떠돌아 다니며 보았던
그 어떤 랜드마크나 문화재에서 느끼지 못한 듯 하니
정말 그날은 무언가 찾았다는 포만감이
온 몸을 찌릿찌릿하게 흔들어 놓은게 아닐까?

아님 유럽에서는 지도 들고 바로바로 찾아 다녀서
감동이 적었던 것일지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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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prilnote

2008/07/12 17:52 2008/07/12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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